3화-틀어진 혼의 공통점(2)
/physical-lesson
· post #14
작성자:
atz
2026-02-02 01:00
· 👀 10
PHASE 3 — 교습 불가
그날 밤,
도현은 집으로 가지 않았다.
골목 하나를 더 들어가는 순간,
소리가 사라졌다.
바람은 불고 있었지만
닿지 않았다.
공기가
눌려 있었다.
“나와.”
대답은 없었다.
대신
벽에 붙어 있던 그림자가
늦게 반응했다.
사람의 형상.
너무 얇고, 너무 길었다.
조명 방향과 맞지 않는 그림자였다.
도현은 자세를 낮췄다.
익숙한 준비 동작.
첫 접촉에서
확신했다.
잡히지 않는다.
손끝이
공기를 스쳤다.
그림자는 웃지도, 말하지도 않았다.
대신
도현의 자세를 그대로 흉내 냈다.
어깨 각도.
호흡 리듬.
무게 중심.
모두
거울처럼.
“붙어 있는 놈이 아니군…”
고정이 안 된다.
교정도 안 된다.
이건
사람을 쓰는 게 아니라
사람을 형태로 삼은 것이었다.
도현은
한 발 물러났다.
그림자는
따라오지 않았다.
골목 끝에서
가만히 보고 있었다.
“다음엔 도망 못 간다”는 듯이.
도현은
등을 보이지 않은 채
천천히 후퇴했다.
심장이
귀 뒤에서 뛰었다.
⸻
PHASE 4 — 판정
집에 돌아온 뒤에도
도현은 가운을 벗지 않았다.
거울 앞에 섰다.
어깨, 골반, 체중 분산.
모두 정상이었다.
정상이라는 게 문제였다.
책상에 앉아
노트를 펼쳤다.
이번엔
제목을 먼저 썼다.
교습 불가
조건을 하나씩 적었다.
• 고정 불가
• 반사 없음
• 통증 반응 없음
• 공포 유도 실패
마지막 줄에서
펜이 멈췄다.
교습자의 부담 과다
도현은 잠시
그 문장을 바라봤다.
자기 자신을
조건으로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노란 파일 하나를 더 꺼냈다.
아직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파일.
표지에
한 줄을 적었다.
단독 교습 중단
그 순간,
누군가의 시선이
스쳤다.
적의 것이 아니었다.
“보고 있었군.”
도현은 가운을 여몄다.
⸻
“교습은 중단한다.
하지만 관찰은 계속된다.”
도시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 채
밤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밤엔
혼자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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